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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사랑에 관한 산문, 단편들과 시 26편, 아포리즘 30편이실린 사랑의 성채 같은 책!순수한 첫사랑부터 노련미가 넘치는 카사노바의 사랑까지, 느닷없이 찾아온 사랑에서 오래 묵은 사랑까지, 이루어질 듯 말 듯한 사랑에서 사랑의 거부까지. 헤세의 이 모음집은 헤세의 전 작품과 편지글을 아우르며 이처럼 다양한 사랑의 양상을 짚고 있다. 「얼음 위에서」처럼 그 사랑은 불현듯 찾아와서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거나, 「아이리스」에서처럼 평생을 찾아 헤매야 비로소 얻게 되기도 하고, 「픽토어의 변신」에서처럼 변하고 변하고 또 변한 후에 알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탓에 독자는 아련하게 잊혀졌던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기도 하고, 현재진행형인 사랑의 모습을 만나기도 하며,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사랑-그것이 미래의 사랑이든,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사랑이든-을 만나게 된다. 그리하여 누구든 자신의 사랑 경험에 비추어 ‘사랑에 관하여’에 나름의 형용어를 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덧없는 사랑에 관하여’라든지, ‘미칠 것 같은 사랑에 관하여’라든지, ‘사랑, 그 영원한 미완의 경험에 관하여’라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