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색 운동화 한 켤레』 『푸른 광장에서 놀다』의 작가 엄우흠 세 번째 장편소설 『마리의 돼지의 낙타』가 자음과모음에서 출간되었다. 1991년 첫 장편소설 『감색 운동화 한 켤레』(실천문학사)를 펴내며 데뷔한 작가는 당시 스물두 살의 나이로 빼어난 노동소설을 써내어 화제를 모았고, 그 시기 노동소설의 경직성과 도식성을 한 단계 뛰어넘은 문제작으로 주목받으며 “당대 노동소설이 도달한 최량의 성과”(김영찬 문학평론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 후 발표한 엄우흠 작가의 성장소설이자 일종의 후일담 소설인 『푸른 광장에서 놀다』(실천문학사, 1999)는 삶과 이념의 본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관념적 성찰과 변두리 인생에 대한 애정 어린 생생한 묘사가 압권이었다. 이번에 출간된 소설은 2011년 겨울부터 1년 동안 계간 『문예중앙』에서 ‘올드 타운’이라는 제목으로 전반부가 연재된 작품으로, 전작들과는 다소 상반된 면모가 드러나 있다. 관념과 독백보다는 말과 캐릭터의 활력이 두드러진다. 작가는 뛰어난 이야기꾼으로서, 다양한 인간 군상의 흥미로운 관계와 사연을 유머러스하고 독특한 입담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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