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한 달 반째로 접어들었다. 한나절이 되자 이날도 백색의 공포가 어김없이 닥쳐들었다. 논밭의 곡식은 더 말할 게 없고, 길옆의 풀도 냇가의 잔디도 말랭이의 산 풀도 모두 말라 시들다가 나중에는 빼빼 꼬여 틀어져간다. 북망산도 벌거벗어 지긋지긋해 보인다. 이 농촌을 등지고 원보는 북간도로 떠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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