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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홀딩, 턴 - 서유미 장편소설

홀딩, 턴 - 서유미 장편소설
  • 저자서유미
  • 출판사위즈덤하우스
  • 출판년2018-02-27
  • 공급사우리전자책 전자책 (2019-07-02)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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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별에 대한 소설을 구상했는데 쓰고 보니 사랑 이야기가 되었다. 두 사람이 같이 걷고 가까워지며 사랑에 빠지는 순간에 대해 쓸 때 어딘가에 이렇게 걸으며 사랑을 속삭이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뻐근해졌다.” - 작가의 말 중에서 2007년 『판타스틱 개미지옥』으로 문학수첩작가상을, 『쿨하게 한 걸음』으로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서유미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홀딩, 턴Holding, Turn』(위즈덤하우스)을 출간했다. 현실을 향한 비판적인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의 인간 군상을 세밀히 그려온 서유미 작가는 『끝의 시작』(2015), 『틈』(2015)을 지나면서 ‘한 사람의 내면’에 더욱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홀딩, 턴』에 이르러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혼인 서약 이후의 남녀 관계 속 인물의 내면을 한층 더 깊이 파고든다. 『홀딩, 턴』이라는 제목은 스윙댄스에서 춤을 시작하기 전에 파트너의 손을 잡은 자세를 일컫는 ‘홀딩’에서 각자의 방향으로 ‘턴’을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유미 소설가는 『홀딩, 턴』을 통해 결혼생활에서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극복할 수 있는 것과 넘어가기 어려운 것’을 헤아려본다. 그리고 ‘그저 인생의 어떤 순간에는 세탁의 시간을 지나는 것’ 같은 시기가 있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음 코스로 어김없이 넘어갈 거란 사실에 대한 믿음이 필요한 때가 있다고도 넌지시 온기를 전해온다. “파국을 앞둔 부부에게도 사랑으로 반짝이던 순간들이 존재했음을, 사랑으로 지었던 건축물이 무너졌다고 해서 오직 폐허만이 남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이제 알게 되었다”는 정이현 소설가의 말처럼, 이 이야기는 끝내 마지막 장을 덮은 마음을 묵직하게 건드리고 만다. 또한 여성의 시각에서 다룬 결혼생활 탐구소설로도 읽히는 『홀딩, 턴』은 결혼제도에 관한 여성주의적 고찰을 착실하게 담아낸다. 엄마의 삶과는 다를 줄 알았던 『82년생 김지영』에서부터 누군가의 존재로만 취급되었던 여성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소설집 『현남 오빠에게』 등에 이어, 여성에게 결혼이란 물음을 던지는 소설이기도 하다. 30대 여성인 지원 앞에 미지의 영역인 결혼은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물살로 다가온다. 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곧 현실이 되어,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은 기울어진 무게로 지원의 어깨에 고스란히 지워진다. 서유미 소설가는 지원을 통해 결혼제도를 보는 동시대 여성들의 솔직한 심정을 담담하게 진술해냈다. 우리는 제 마음을 알 수 없어 상대에게 솔직하라고 당부한다 처음 만났을 때 영진의 닉네임은 진. 그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때 지원의 닉네임은 랄라. 지원은 연애 상대를 찾아볼까 하는 마음으로 스윙댄스 동호회에 가입했다. 여러 동호회도 있었지만 스윙이어야만 했다. 고등학교 시절, 흙먼지가 날리는 운동장에서 흰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은 남자 선배들과 흰 블라우스에 검은 스커트, 허리에 붉은 리본 띠를 맨 여자 선배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이 지원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그 장면은 그해에 지원이 본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자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처음 목격한 청춘과 낭만의 얼굴이었다. 그렇게 찾아간 스윙댄스 동호회는 입사지원과 같은 맞선의 세계와 다른, 지원이 꿈꾸던 낭만을 보여주었다. 그곳에서 지원은 영진을 만났다. 직업이 공무원이라는 사람, 닉네임조차 자기 이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 별로 궁금하지 않았던 사람이 호감으로 다가오게 된 것은 봄밤의 정취와 뜻밖의 타이밍에 알게 된 영진의 고백, 그리고 그의 묵묵한 기다림으로 가능했다. 영진이 노트북 화면과 출입문을 차례로 본 뒤 지원을 쳐다보기까지 몇 분이 걸렸다. 마침내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을 때 지원은 환하게 웃으려고 했으나 순간 울컥 눈물이 났다. 뜻밖의 상황에 영진과 지원 모두 당황했다. 영진은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고 지원은 괜찮다며 손사래 쳤다. 웃으려 애썼지만 계속 눈물이 흘러내렸다. 회사 일에 지쳐서 몇 달 동안 딱딱하게 굳어 있던 마음이 빗장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영진이 지원의 등을 토닥이다가 팔을 둘러 가볍게 안았다. 지원은 영진의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 왜 울어요. - 고마워서 그래요. - 뭐가 고마워요. - 기다릴 줄 몰랐어요. - 기다린다고 했잖아요. 늦게라도 와줘서 고마워요. 주위 사람들의 시선, 카페 안에 흐르던 음악과 소음, 그들을 둘러싼 것들이 모두 지워지는 순간이었다. 둘만 남고 둘만 보일 때, 세계에서 분리된 두 사람이 서로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사랑한다는 고백뿐일 것이다. (142~143쪽) 그렇게 지원과 영진은 둘만의 극적인 순간 끝에 결혼이라는 대륙에 무사히 정박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 뒤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애써 고른 테이블에 생활의 얼룩이 지듯 사랑은 쉽게 변형되고, 감정 앞에서 자주 초라해지며, 관계에 대한 회의는 곰팡이처럼 번져나간다. - 네가 이혼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천천히 해나가고 싶었어.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영진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지원도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랬구나, 라고 대답했다. 예전 같으면 이 정도의 대화만으로도 사과와 이해와 용서가 쏟아졌을 것이다. 무슨 얘기인지 알겠어. 네 마음이 어떤지, 진심이 뭔지 알겠어. 마음이 통했다는 것만으로 웃음이 나고 전기가 찌릿하게 통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잘못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만으로 면죄부를 얻던 기간도 끝났다. 슬쩍 풀어지는 감정에 기대기에는 서로와 자신에게 이미 많이 속았고 배반당했다. 결혼생활은 그런 공감의 부스러기만으로 유지되지 않았다. (p.44~45) 누구나 상대에 대한 확신으로 결혼을 하지만, 상대를 잘 안다는 범위는 어디까지일 것인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오히려 관계의 함정이 되기도 하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었기에 단점을 고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부부는 평균이나 수치로 사는 게 아니라 서로를 향한 신뢰와 감정(131쪽)”으로 유지된다. 그리고 어떤 문제는 같이 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다. 기대를 배반당하고, 서로에 대한 감정이 깨끗하게 없던 일처럼 사라지지 않은 채 어느샌가 다시 반복되는 싸움에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낸다. 더 이상 둘의 관계에 대해 자신이 없음을 서로 인정하게 되는 순간, 우리는 이별을 결정하게 된다. 지원은 빈 머그잔을 꼭 쥐었다. 이혼 문제를 이렇게 쉽게 결정해도 되나, 하는 염려와 고민한다고 뭐가 달라지나, 같이 있는 게 힘들고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면 헤어지는 게 맞지, 하는 체념이 동시에 들었다. 이 합의가 드레스와 턱시도를 차려입은 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고 평생 함께하겠노라 선언하던 그 장면을 훼손하는 거라고 여기지 않기로 했다. 결혼이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살면서 행복해지려고 했던 거라면 이혼에 대한 고민도 앞으로의 행복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당사자인 두 사람이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합의하는 순간 타당한 일이 된다. (147쪽) 모든 연인에게는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둘만의 춤을 추던 순간이 있다. 우리가 하나라는 강한 느낌에 사로잡혀, 이 춤이 둘만의 것이라는 확신에 빠지는 순간. 영원할 것만 같았던 음악이 끝나고 춤이 멈추면 우리는 어디로 향하게 되는 걸까. 버릇처럼 내뱉고 마는 “다들 그렇게 사니까”는 체념일까 지혜일까. 대한민국의 ‘여성’이라는 삶의 서사 속 결혼생활 탐구소설 한편 이 소설은 특별히 부각하지 않아도 대한민국 여성이 겪는 보편적 ‘결혼생활’이 기저에 깔려 있다. 지원은 평소에 드러나지 않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될 집안일을 영진에게 계속 부탁해야 하고, 청소기를 청소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알려줘야 하며, 영진이 지원을 돕는 게 아니라 함께 사는 데 꼭 필요한 일이라고 설득을 해야만 한다. 서로 잘하지 못하는 ‘요리’에 관해서는 둘이 포기하는 데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은 시어머니 앞에서 자주 불편함을 느낀다. 시어머니는 지원에게 ‘딸 같은 며느리’에 대한 기대가 없다 하면서도 형제 사이의 우애를 며느리인 지원이 앞서 챙겨주라고 당부한다. 지원의 친구들인 이나와 승아(‘화요일의 여자들’), 지원의 언니 규원의 이야기는 불균형한 이 사회를 무사히 살아가는 데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안전망이 되어 삶을 지지해주는 여성들의 연대를 보여준다. 지원보다 먼저 이혼을 경험한 승아는 “무조건 네가 행복해지는 쪽”으로 결정하라고 조언하고, 아이가 있는 이나는 지원이 자신과 다르게 “홑몸”이니 가능한 이혼임을 암시하기도 한다. 아이가 없는 삶에서 지원은 오롯이 자신을 위한 선택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 선택을 누구보다도 기꺼이 지지해주는 친구들이 되어준다. 지원의 언니이자 인생의 선배인 규원은 학창시절부터 먼저 경험한 폭력적인 사회 경험을 통해 소매치기와 치한 예방법, 위험한 길을 알려주는 것부터 화장품, 좋은 남자를 고르는 법까지 이미 경험과 실패를 거쳐 검증된 것들을 무심히 또 다정히 전해준다. 한국에서 여성으로 안전하게 산다는 것은 어쩌면 먼저 경험한 일을 나누고 가르쳐주는 다른 여성들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글쓰기에 관해 “재질이나 길이, 넓이, 폭과 서랍의 수가 제각각인 사람들 안에 무엇이, 어떤 방식으로 담겨 있을지 늘 궁금했다. 그래서 사람에 실망하고 환멸을 느낄 때도 그의 다른 서랍을 기웃거리곤 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최선을 다해 서랍들을 탐색하는 일. 기꺼이 여닫고 들추고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서유미 소설가는 이 소설을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의 탄생과 소멸에 대한 탐구와 더불어, 연애의 과정을 통과한 연인이 예식장을 떠난 이후 겪게 되는 ‘결혼생활’을 섬세하고도 진솔하게 보여준다. 세상에 둘도 없는 사랑을 하고 명명하기 어려운 자잘한 이유들로 서로를 등지게 되는 이별 앞에서 독자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결혼생활에 대해 냉소적이면서도 신랄한 비판으로 끝을 향해 내달리던 두 사람이 그럼에도 자신의 의지로 삶의 방향을 바꿔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일, 서유미 소설가의 일관된 세계관이자 그 묘한 긍정의 장점이 이 소설에서 절정을 이룬다. 지원과 영진이 각자의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 우리는 다시 시작하는 둘을 향해 기꺼이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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