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스로를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을 이해하는 것도 느리고, 어떤 문제를 마주했을 때 그것을 풀어내는 속도나 완성도도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 것아닌 것인데도 나에게는 유독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서 어릴때부터 똑똑한 사람들이 참 부러웠다. 아마 그렇기 때문에 내가 전공을 물리학으로 선택 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학부 전공이 화학공학이었다. 그런데 살다 보니 전공이 물리학으로 바뀌었다. 그러면 내가 화학공학이나 물리학을 공부해서 그만큼 똑똑해지고 현명하게 개조되었을까? 답은 아니오이다. 오히려 내가 얼마나 이 바닥에서 무식한지에 대해서만 알게 되었다. 그러면 내가 거쳐온 그 모든 과정들이 전부 무의미한 것들이었을까? 단지 무식하게만 그 모든 과정들을 거치면서 어찌어찌 간당간당하게 졸업이라도 한 그 모든 과정들이 지나고 보니 헛수고였다고 생각해야 할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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