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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며 노벨문학상 수상작(1946)이기도 한 『데미안(Demian)』은 ‘에밀 싱클레어의 청년시절 이야기’라는 부재에서 엿볼 수 있듯, 1차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 젊은 병사 싱클레어가 과거 자신의 내적 방황들을 회고해 보여주는 성장소설이다. 변화무쌍한 자연세계에 깊은 감수성을 가진 싱클레어는 신앙이라는 엄격하고 규범적인 울타리 속에서 가족의 따뜻한 애정과 보호를 받으며 자라온 소년이다. 이러한 온실 속의 어린 싱클레어가 호기심에 이끌려, 막연하게만 느끼고 있던 울타리 밖의 다른 세계, 즉 어둠의 세계에 속한 프란츠 크로머를 만나게 되면서, 태풍이 불어 닥치듯 생애 처음으로 삶의 죄악과 불행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앞으로 그의 정신적인 ‘지도자’이자 지표가 되는 데미안과 만나게 된다. 싱클레어는 프란츠 크로머, 데미안, 베아트리체, 피스토리우스, 에바부인 등, 자신을 탈피시켰던 인물들과의 만남을 차례로 회고하면서, 자신이 어떻게 껍질을 벗고 하나의 인격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되는지를 이야기한다. 소설의 종반, 전쟁에 참전하게 된 싱클레어는 부상을 입고 야전병원에서 운명에 이끌리듯 다시 데미안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다른 한 모습이기도 한 데미안이 병상에서 홀연히 사라지는 순간,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자신 안에 내면화하고 자신이 곧 데미안이 되면서 이야기의 끝을 맺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