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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그래, 사랑이 하고 싶으시다고?

그래, 사랑이 하고 싶으시다고?
  • 저자이병철, 황유원 외
  • 출판사제철소
  • 출판년2019-05-31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1-15)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PC는 추후 지원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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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은 누구의 것입니까”

    연애시를 읽는 시간, 일상을 변주하다!

    8인의 시인이 꿈꾸는 ‘연애하는 삶’



    ‘연애하는 삶’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테마 시집.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의 지원을 받은 젊은 시인들의 앤솔러지로, 연애의 사소한 흔들림을 포착한 48편의 시가 실려 있다.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여덟 명의 시인은 저마다의 목소리로 삶과 사랑을 노래한다. 그리고 한목소리로 묻는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과 한 사람의 고유한 언어를 온전히 읽어내려는 노력은 당신의 연애와 얼마나 다르냐고. 뜨거운 말들로 펄떡거리는 이 시집은 한국 현대시의 오늘을 가늠할 척도가 될 것이다.



    ‘연애’를 꿈꾸지 않는 이가 있을까. 연애란 일상에 던지는 잔잔한 파문이다. 고요하게 흐르던 일상은 연애를 만나 물결치고, 우리는 낯선 흐름에 기꺼이 몸을 맡긴다. 그것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줄지도 모르는 채! 그러므로 연애 이후 삶은 ‘여기보다 어딘가에’ 닿아 있다.



    박세미, 배수연, 안태운, 이병철, 정현우, 최지인, 홍지호, 황유원 등 현재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8인의 젊은 시인이 『그래, 사랑이 하고 싶으시다고?』에서 ‘연애’를 테마로 각자 6편씩 48편의 시를 모았다. 동일한 테마임에도 이 책에 실린 시들은 각자의 연애에 대해 고유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는 글에서 시인 황유원은 시를 읽는 것만큼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실전에서의 큰 상처 없이 연습해보기 좋은 장도 드물 것이라고 말한다.



    “이 중에는 당신과 비슷한 문법을 지닌 시인도 있을 것이고, 그런 시인의 시는 분명 다른 시들보다 쉽게 읽힐 것이다. 동질감과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것, 그것도 사랑이다. 그러나 우리는 때로 자신과 정반대의 사람, 좀처럼 읽히지 않는 사람과도 사랑에 빠진다. 그것은 해석할 수 없어 위험한 기호들로 가득 찬, 그렇기에 매일매일 다른 세상을 열어젖히는 기쁨을 안겨줄 기호들의 노다지!” _여는 글 「난해한 사랑」에서



    이 낯선 흔들림이 안주하는 일상, 단조로운 연애를 변주하고 변모시킬 것이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시들을 통해 나의 연애, 나의 삶을 들여다보자.



    뜨겁고 낯선



    남자의 그림자 속으로 그녀의 그림자가 들어가고/짙어진 부분은 쉽게 뜨거워졌다/그림자의 교집합이 사라질 때/그녀는 자신의 맨발을 쳐다보았다 _박세미, 「미미」에서



    원숭이들은/밤하늘을 보고 아름다움을 알까/원숭이들은 서로의 목덜미에/불을 가져다 대는 놀라움과 슬픔을 알까 _배수연, 「여름의 집―Everything」에서



    연애란 ‘그림자 속으로 그림자가’ 들어가는 일. 짙어진 부분은 쉽게 뜨거워지지만, 그 교집합이 사라지면 자신의 ‘맨발’을 내려다보게 되는 일이기도 하다. 또한 서로의 목덜미에 불을 가져다 대는 그 선뜻함에서 놀라움과 슬픔을 깨닫게 되는 일이기도 하다. 박세미와 배수연의 시를 통해 우리는 뜨겁고 낯선 연애를 추체험한다.



    감지하고 감각하기



    그사이 대상 없는 냄새가 풍기기 시작한다/너는 냄새라고 발음하지 않는다/너는 심증으로만 숲을 깨닫고/주위를 돌고 있다 냄새를 달래면서/너는 각별해진다/너는 이름을 모른다 _안태운, 「그것에 누가 냄새를 지었나」에서



    얇은 살갗 하나 뚫지 못하면서 너는, 식물의 심장까지 어떻게 바늘을 밀어 넣은 거니 // 비가 아파서 우산을 펴는 사람이 있다 _이병철, 「장마 냄새」에서



    그럼에도 사랑하는 대상을 온전히 알기란 어렵다. 안태운의 시에서처럼 그것은 ‘감지’를 통해서만 가능할 ‘대상 없는 냄새’인지도 모른다. 이병철의 시에 이르러 감지는 ‘감각’으로 바뀐다. 나의 심장까지 바늘을 밀어 넣은 너를 감각하던 화자는 ‘비가 아파서 우산을 펴는 사람’이다.



    맞춰보며 위로하기



    만남이란 때론 보이지 않던 / 손금이 어느 날 보일 때 /금 간 손바닥을 / 천천히 맞추어보는 것. _정현우, 「손금」에서



    아내가 운다 부족한 / 생활비 때문일까 나는 아내의 손을 / 잡고 어릴 때 얘길 한다

    (…)

    언젠가 눈 오는 들판에서 / 사진 찍자 아무도 없는 들판에서 / 팔짱 끼고 _최지인, 「노력하는 자세」에서



    정현우와 최지인의 시에서 연애란 마냥 아름답고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각자의 ‘손금’처럼 운명적으로 다르고, 거스를 수 없는 차이는 관계에 빗금을 낸다. ‘금 간 손바닥’을 천천히 맞추어가는 일이 이 시가 들려주는 연애의 방식이다. 연애가 생활로 넘어간 지점은 어떤가. 최지인의 시에서 아내란 고통을 함께 견디는 나의 분신이다. 그 아내와 손을 잡고 어릴 때 이야기를 하는 것, 이 사소한 행위가 때론 우리를 구원한다.



    조금씩 녹이기



    그때부터 너의 추위를 느껴보고 싶었지 그때부터 / 너의 추위를 느끼고 싶어서 / 떨면서 자고 있는 너를 안았는데 // 자꾸만 따뜻해지는 것이다 자꾸 / 따뜻해지기만 _홍지호, 「기후」에서



    나는 네게 전화를 걸려다 말고 잠깐 / 복도로 나와보라는 문자를 보낸다

    (…)

    내게는 아까부터 내리고 있던 눈이 / 뒤늦게 네게도 내리고 있었다 _황유원, 「밤눈」에서



    그럼에도 연애란 올곧게 혼자임을 각인시킨다. 서로 다가갈수록 좁힐 수 없는 거리는 명징해진다. 황유원과 홍지호의 시는 이 거리감을 미화시키지 않는다. 너와 나 사이에는 분명히 다른 ‘추위’와 다른 ‘눈’이 내리고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는 같은 추위와 같은 눈을 맞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내게 내리던 눈이 네게도 내리는 순간, 너의 추위를 느껴보고 싶은 순간이 모여 너와 나 사이의 거리를 조금씩 녹여갈 뿐이다.



    이 책에 실린 시들은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과 한 사람의 고유한 언어를 온전히 읽어내려는 노력이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연애가 끝날 때 좋든 싫든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는 것처럼 이 책을 만난 독자 역시 분명 전과는 다른 연애, 다른 삶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우리에게 찾아온 봄은 여러 의미에서 특별하다. 이 계절의 시작에서 젊은 시인들은 묻는다. 연애시 읽는 시절이 다시 찾아올까? 시가 주는 순수한 기쁨을 다시 만끽할 수 있을까? 『그래, 사랑이 하고 싶으시다고?』는 이러한 열망이 만들어낸 소중한 결과물이며, 기성 문단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운 판을 통해 보다 다양한 독자들과 만나고자 하는 젊고 유망한 신진들의 실험이자 도전이다.



    추천의 말



    나와 당신이 관계 맺음으로써 벌어지는 일들이 있다. ‘나’와 ‘당신’ 이라는 유일함이 만나 생겨난 것들이니, 모든 연애는 단 하나의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같은 영화 속에서도 매번 다른 것을 보게 되듯, 우리는 ‘당신’ 앞에서라면 매번 다른 ‘나’가 되어 다르게 사랑 할 것이다. 여기 모인 시들을 읽는 일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 시 들은 각자의 연애에 대해 고유한 목소리를 내고 있고, 그 목소리 들과 만나는 동안 우리 역시 제각각의 흔들림을 겪을 것이다. 이 제 그 다양한 목소리들 사이에서 발견되는 흔들림을 나누어보자. _이재원(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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