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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맹자를 읽다

맹자를 읽다
  • 저자양자오
  • 출판사도서출판 유유
  • 출판년2016-07-20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1-15)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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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내가 왜 맹자를?



    조금 고민스러웠습니다. 맹자는 동아시아의 역사나 철학을 몰라도 들어 봤을 이름이죠. 교과서에도 나옵니다. 공자와 함께 유가를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하거니와 유가의 대표 서적 사서삼경에도 같은 이름의 책이 있으니까요. 이 맹자에 대해 말하는 이 책 『맹자를 읽다』를 그럼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은 유가의 이념을 설파하는 위대한 성인 맹자를 추앙하고 그의 사상을 설명하는 책이 아닙니다. 양자오 선생의 책을 읽어 본 분은 아시겠지만, 저자는 사상가를 맹목적으로 받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 책에서 양자오 선생은 여태 우리가 간과했던 맹자의 ‘말솜씨’를 콕 찍어 끌어냅니다. “역사의 맥락에서 봤을 때는 맹자가 어떻게 말했는지, 즉 그가 도리를 드러내는 태도와 형식이 맹자가 도대체 무엇을 말했는지와 똑같이 중요하다.”



    맹자가 살았던 시대는 전국 시대이고, 그 시대는 ‘웅변의 시대’였습니다. 책에서 배운 종횡가가 활동하던 시기죠. 통일을 향한 혼란이 꽃밭처럼 펼쳐진 시대, 말을 못하면 어디 가서 자기 생각 한번 제대로 펼치기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많은 주장이 혼재하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이 아수라장에서 맹자는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것만 같은 유가 이념을 쥔 채 저 말 잘하는 사상가들과 싸우고, 천하를 통일하려는 욕심으로 눈이 벌건 왕들을 설득하러 다녔습니다. 언제 나라 하나가 쫄딱 망할지 모르는 위험한 시기에, 그래도 사람이 근본이고 사람을 믿어야 하고 도리를 지키자고 외치며 다녔죠. 길 가다 부딪쳐도 미안하다는 사과는커녕 주먹다짐만 나지 않아도 다행인 요즘 세상에서 서로 기본 예의는 지키고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맹자가 조금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우리가 지금 사는 세상이나 그가 살았던 전국 시대나 딱히 다를 바가 없지 않습니까? 어떤 불행이든 나만 아니면 되고, 배려나 예의 같은 거 챙길 틈이 어디 있느냐며 ‘먹고사니즘’에 매몰돼 사람답고 인간다운 게 무엇인지 떠올릴 여유조차 없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세요.



    거기다 대고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사람을 믿어야 한다고 외치면 비웃음이나 사겠지요. 맹자는 그런 와중에도 외쳤습니다. 똑떨어지는 말솜씨와 논리로 무장해서, ‘아, 고릿적 유가 따위 얻다 쓴다는 거야? 개나 주라지’ 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다녔죠.





    인간을 믿는 마음



    유가의 인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인성의 선함’을 믿는 데서 시작합니다. 아름다운 사물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고 아름다움을 바라듯, 선한 것을 보면 선하다고 느끼고 선하려는 바람을 갖습니다. 선정善政이란 그런 바람을 바르게 이끌어 주는 정치를 가리킵니다. 맹자가 왕들을 찾아가 간곡히 청하고 설득하는 것도 이런 것입니다. 인간이 공통된 마음으로 바라는 선을 정치에서 실천하면 모든 백성이 왕을 따를 것이고, 그러면 그 왕이 바라는 천하통일도 먼 얘기가 아니라고요.



    맹자는 유가에서 엎드려 받드는 요임금이나 순임금조차 사람이기에 누구나 그들처럼 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인성의 선함’은 모든 사람이 갖추고 있는 점이기에, 기본 조건이 같은데도 노력하지 않는다면 부끄러운 일이라는 말입니다. 엄청난 믿음이죠. 맹자는 “만물이 모두 내게 갖추어져 있다”라고 주장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런 갖춰진 인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라고 말하죠. 전국 시대인지라 천하통일을 미끼처럼 걸고 말하지만, 백성의 좋고 옳은 본성을 끌어내 삶을 편안히 누리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사실 정치의 근본이 아닐까요.



    맹자는 이 주장들을 펼치기 위해 끝없이 왕들을 만나고, 사상가들과 논변을 펼칩니다. 왕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큰 소리 쳐 가며 하나하나 짚어 가며 그들의 오해를 설득하죠. 양나라 양왕과 나눈 대화를 보면 맹자가 얼마나 왕의 쓸데없는 권위 의식을 우습게 보는지, 그런 의식에 당당히 맞서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농사가 세상의 근본이라고 주장하는 농가나 화려한 장례식을 금기시한 묵가와 대화를 나누다, 한 걸음 한 걸음 차곡차곡 쌓아 올린 논리로 상대를 꺾는 부분을 보면 절로 박수가 나옵니다.



    저자는 맹자를 “언어와 신념의 투사”라고 말합니다. 인간에 대한 믿음을 정연한 논리로 펼쳐 내는 맹자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양자오 선생의 표현이 마음에 와서 꽂힙니다. 기이하고 극단적인 주장을 외치는 수많은 사상가 사이에서 ‘고리타분한 유가의 인본주의’를 호기롭게 웅변하는 맹자는 그때나 지금이나 경이롭습니다. 자, 그 경이로움을 함께 느껴 보시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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