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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데카메론

데카메론
  • 저자구윤숙
  • 출판사작은길
  • 출판년2016-07-20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1-15)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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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누항과 저잣거리에 떠돌던 이야기들을 귀기울여 듣고 기록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젊은 시절에 한 귀부인을 열렬히 사랑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임에 체념한 뒤로도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사그라질 뻔했던 이 청년을 살린 것이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였다. “이야기가 나를 살렸습니다.”라고 증언하는 주인공은 바로 이탈리아 문학의 3대 거장 중 한 사람인 조반니 보카치오다. 그는 기록될 가치가 없다고 여겨지던 속되고도 속된 이야기들에서 무엇을 발견했던 것일까?



    이 책의 저자는 보카치오를 ‘중세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본다. 이야기의 본령은 골계미다. 바꾸어 말하면 해학과 풍자 혹은 웃음과 역설이다. 이야기에 내장된 웃음과 역설은 사람의 병증을 치유하기도 하며, 시대의 병증을 드러내고 고치는 데도 명약이 될 수 있다. 저자 구윤숙은 이러한 이야기의 본질적인 매력과 힘을 보카치오의 시선에서 재발견함과 동시에, 그것을 지금의 우리에게도 요긴한 삶의 지혜와 기예로 변환하여 선사한다. ‘아주 오래된, 웃기고 야한 이야기집’ 정도로만 기억되는 데카메론을 괄목상대하고 다시 봐도 좋을 ‘고전’으로서 안내하는 책이다.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받는 보카치오의 대표작

    르네상스 최고의 걸작이자, 가장 완벽한 이탈리아 고전산문의 본보기

    단테의 『신곡(神曲)』에 비견되는 『인곡(人曲)』

    세계문학사상 『데카메론』만큼 모방, 변형, 표절된 작품은 없다



    〈데카메론〉, 그 명성의 처음과 지금




    이처럼 뜨르르했던 명성도 이제는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들고 말았다. 같은 하늘 아래 숨쉬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데카메론〉이 어떤 책이냐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무슨 책인지 모를 것이며, 단 한 명 정도만이 ‘야한 고전’이 아니냐고 반문하듯 대답할 것이다. 하기야 책이 출간된 해가 1353년이니까 오래되어도 참 오래되었다. 또 백 편의 이야기를 엮었다고 하니, 피렌체의 어느 골목골목에서 뒹굴던 옛날 이야기들을 ‘고전’이랍시고 읽어야 하느냐는 항변도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그런데도 〈데카메론〉이 고전의 반열에서 제외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이 책의 저자도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가 처음 가졌던 〈데카메론〉에 대한 인상기를 먼저 들어 보자.



    〈데카메론〉은 전혀 성스럽지 않았다. 14세기 단테를 잇는 이탈리아 문학의 거대한 별 보카치오가 썼다지만, 결코 고상한 책이 아니었다. 〈데카메론〉의 등장인물들은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진탕 울다가 진한 농담을 건넨다. 심지어 페스트가 온 도시를 휩쓸어 죽음이 연일 눈앞에 보이는데도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춤춘다. 왜 이러는 걸까? ― ‘책머리에’ 중에서





    그럼에도 그 서막은 예사롭지 않았다



    하느님의 아들이 태어나신 지 1348년이 되던 해,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도시인 피렌체에 치명적인 흑사병이 돌았습니다. [중략] 병에 걸린 환자와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 섞여 있으면 그 병은 불이 마른 장작이나 기름종이에 확 옮겨 붙듯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습니다. 더 끔찍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환자와 말을 주고받거나 접촉하기만 해도 이내 감염되어 전염된 사람들처럼 똑같이 죽어갔습니다. 뿐만 아니라 환자가 입었던 옷이나 그 밖의 물건들에 닿기만 해도 병이 옮겨 가는 것 같았습니다. ― ‘첫 번째 날’ 중에서(본문 45쪽)



    야하고도 웃긴 이야기들을 모아 엮은 책의 서두가 유럽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1348년의 페스트 대참사’에 대한 생생한 보고로 시작되리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페스트의 참상은 원전에서 꽤 여러 페이지에 걸쳐 소상히 묘사된다. 혹자는 이를 두고 “‘리얼리즘 문학의 시작’, ‘생생한 르포르타주(기록문학)’라고 찬사를”(47쪽) 보내기도 했는데, 저자 구윤숙은 이 장면에서 무언가를 감지해낸다. 이상하다. 페스트는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 축제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이야기의 발단이 반드시 그 사건일 필요는 없지 않나. 죽음과 이야기, 혼돈과 축제라는 극단적 대비. 이는 단순한 ‘르포’가 아니다. 보카치오가 순수한 기록자를 표방하는 이면에 감춘 단 하나의 ‘창작’ 의도가 있다면 바로 이것일 것이다. 후자를 위해 전자를 준비시켜야 한다는 의도. 이야기 축제를 위한 혼돈!

    저자는 이 구도를 파악하고 나자 보카치오의 증언들에서 매우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흑사병은 무차별적인 죽음을 의미한다. 선한 자와 악한 자, 기독교와 이교도, 성직자와 민간인,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지 않는 무자비한 평등. 죽음은 목숨만을 앗아가지 않았다. 신의 진리, 인간이 지켜온 법과 제도, 이웃 간의 신뢰와 사랑, 우정…… 등 거의 모든 비물질적 가치들도 모조리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문명 이래 일찍이 본 적 없던 혼돈의 사태를 맞이한 것이었다.

    한낱 옛이야기 모음집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데카메론〉이 근대소설의 첫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개인’이 중시되는 근대문학의 시작으로 거론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카치오는 실재했던 역사적 사건을 끌어들여 완전히 새로운 지대가 열릴 무대로 삼았다. 그리고 그 무대 위에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진 열 명의 주인공을 세워 그를 대신해 이야기하도록 기획했기 때문이다.





    열흘간의 이야기 축제



    원작의 시간적 무대는 열 명의 주인공들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에 모이는 화요일로부터 두 주 뒤의 화요일까지 열닷새 동안으로 설정되어 있다. 주인공들은 〈데카메론〉 전체에서 두 번째 날이 되는 수요일에 피렌체 교외의 별장을 찾아간다. 그러니까 이날이 이야기 축제의 첫날이 된다. 기독교 관례에 따라 주의 수난일인 두 번의 금요일과 주일 전날인 두 번의 토요일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쉬기 때문에 열흘 동안의 이야기가 된다.

    열흘 동안 이어지는 백 가지 이야기. 부록에 실린 원목차를 보면 날마다 달라지는 이야기 주제를 일목요연하게 일람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원작을 구성하는 백 편의 이야기 중 스물네 편을 선별하여 죽음(2장), 종교(3장), 에로스(4장), 중세의 왕과 기사(5장), 민중의 삶(6장)이라는 다섯 개의 주제 아래 묶었다. ‘이야기들을 엮은 이야기책’이라는 원전의 면모를 잘 살리기 위해 저자 역시 보카치오처럼 구성진 입담을 지닌 이야기꾼으로 거듭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책 곳곳에 스며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독자들은 원전에 담긴 이야기들의 해학과 함의를 온전히 맛볼 수 있다. 원저자인 보카치오와 그가 살던 시대를 이해하고, 원전의 구성과 내용을 조감할 수 있도록 돕는 저자의 해설, 또한 원전을 찬찬히 읽어 오는 가운데 길어낸 고유한 사유의 자취까지 더해져, 빽빽한 이야기 숲을 이루는 〈데카메론〉을 완주하는 데 아주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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